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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가 ‘긴장의 끈’ 놓지 말고 정부 ‘보상 대책’ 서둘러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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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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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파주, 연천의 농장 5곳에서 구제역이 발생한데 더해 충남 서산과 당진에서도 의심소가 발견됐지만 다행히 음성으로 확진됐다. 그러나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추운 날씨로 방역과 농가 소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날씨가 풀릴 경우 구제역 바이러스가 확산될 우려도 제기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동제한으로 설 대목을 앞두고 출하지연에 따른 보상문제와 살처분 농가에 대한 보상 등도 구체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아 농가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까지의 구제역 발생 상황과 방역대책의 문제점 등을 점검해 보고 농가의 요구사항 등을 짚어봤다.
어디까지 진행됐나
포천·연천지역 5곳 양성 확진
서산·당진은 음성…안도 한숨
현재 살처분 두수 총 3518두
구제역은 지난 2일 경기도 포천시 창수면에서 의심증상이 신고돼 7일 양성으로 판결된 이후 13일 포천시 신북면에 이어 15일 창수면의 2농장, 18일 연천군까지 총 5곳이 양성으로 확진됐다. 여기에 포천시의 3곳에서 구제역 의심소가 추가로 접수됐지만 모두 음성으로 판정됐으며 경기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구제역이 발발하는 모양을 띠었다.
그러나 지난 19일과 20일 충남 서산과 당진에서 구제역 의심소가 신고 되면서 전국으로 확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잠시 제기됐으나 다행히 음성으로 판정돼 방역당국이 한숨을 돌리는 모양새다.
20일 현재 구제역 신고 및 검사 실적은 총 11건으로 이 가운데 양성이 5건 음성이 6건으로 조사됐다. 또한 양성으로 확진된 농장을 포함해 예방적 살처분을 실시한 농가는 38농가로 총 3518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젖소가 1875두로 가장 많고 돼지가 1335두, 한육우 236두 등이다. 이는 2000년 소에서 발생했던 살처분 두수 2216두를 이미 넘어섰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이동통제초소를 늘리거나 지자체들은 소독강화 등 구제역 유입방지를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기도 구제역방역대책본부는 지난 21일 이동통제 초소를 20일 보다 6곳을 추가한 43곳으로 늘렸으며 공무원과 경찰, 군인 등 768명을 투입해 가축 및 차량의 이동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또한 포천, 연천 지역 농가들과 일대 주요도로, 위험 및 경계지역에 포함된 인접 시군에 소독차량을 투입하고 경계지역 내 우제류 농가 1만5000곳에 대해서는 예찰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농가들에게 조속한 신고와 외부인의 출입자제를 당부했다.
각 지자체들도 구제역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축산농가에게 생석회 등 소독약품 구입비를 조기에 교부해 집행하는가 하면 지역 농업기술원에서는 고장이나 동해 등으로 작동이 되지 않는 방역장비에 대해 농가 순회를 통한 무료 수리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다.
방역, 초기대응 문제 없었나
감염 소 접촉 ‘임상수의사’통제 못해
초기 간이키트 검사결과 의존 탓
임상수의사를 통해 구제역 의심증상이 최초로 신고된 것은 지난 2일이다. 경기도 제2축산위생연구소의 간이진단키트 검사 결과는 음성이었지만 이후 6일 브루셀라 채혈과정에서 또 다시 의심증상이 확인돼 7일 확진판결을 받았다. 이러는 사이 임상수의사가 이 지역의 다른 농장들을 잇따라 방문하면서 해당 수의사가 구제역 매개체로 의혹을 받고 있다.
실제 현행 구제역긴급행동지침에 따르면 임상수의사는 환축을 발견한 후 검사결과가 구제역이 아니라고 연락이 있기 전까지는 외출을 삼가고 감수성 가축사육자 등과 만나지 않는다라고 명시돼 있다.
이 같은 문제는 지난 19일 개최된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지적됐다. 의원들은 “의심축이 발생했으면 처음부터 정밀검사를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간이진단키트의 경우 2000년과 2002년 구제역이 전국에서 동시다발로 발생하면서 검역관이 해당 농장을 일일이 확인할 수 없어 도입됐지만 이번의 경우는 당시와는 달랐다는 것.
이에 대해 수의과학검역원 관계자는 “진단키트의 경우 항체와 항원 두 종류가 있는데 현재 시도 방역기관에 배포된 것들은 항체를 확인하는 용도”라며 “2일 음성으로 나타난 것은 해당 소에 항체가 형성되기 이전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진단키트의 경우 97~98%의 정확도가 있다고 볼 때 오작동에 따른 진단은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국내 질병발생에 따른 이동통제시스템이 부재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구제역이 최초로 발생한 농장의 경우 요네병으로 가축이동이 통제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2월부터 전국 5개 농장에 70여마리의 송아지를 판매한 것 등을 미뤄볼 때 질병발생으로 인한 가축의 이동통제 상황을 제대로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향후 과제는
민·관 협력…전국적 확산방지 최우선
계절에 상관 없는 상시방역체계 구축
구제역 긴급행동지침 수정·보완 필요
이번 구제역 발생은 2000년, 2002년과는 달리 겨울철에 발생해 방역당국이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또한 구제역 발생유형이 과거 중국에서 유행하는 O형이 아닌 동남아 지역에서 주로 발생하는 A형으로 밝혀지면서 유입경로에 대한 역학조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08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겨울철이 아닌 봄에 발생했던 것을 비춰볼 때 구제역이나 AI가 특정 계절에 발생한다는 것이 사실상 빗나갔다는 점을 들어 계절에 상관없는 상시방역체계 구축도 조속히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역학조사 결과가 나와야 정확한 발병원인이 밝혀지겠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국경검역이나 국내 방역상황 등을 총체적으로 점검해 수정·보완의 작업이 필요해 보인다.
여기에 2004년에 마련된 구제역긴급행동지침도 현실에 맞게 수정·보완해야 할 필요도 제기되고 있다. 살처분 보상금의 세부 규정이나 이동통제에 동원되는 인력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야 된다는 것이다. 이번 구제역 발생의 경우 경찰, 공무원, 군병력에다 민간 사회단체들도 대거 투입됐지만 민간단체의 경우 봉사의 개념으로 매일 인원이 바뀐다는 점에서 돌출행동으로 인한 추가발생 우려도 제기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겨울철에 발생하는 질병의 경우 소독기기들이 얼어서 원활한 방역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항공방제를 통해 공기로 인한 질병확산을 방지하는 방법도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구제역 방역에 사용되는 소독제가 인체에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니고 야생조류나 공기전파로 인한 확산방지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판단에서다.
이같은 개선점들이 산적해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구제역의 확산을 막고 조기에 종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지금의 상황에서 잘잘못을 따지기 보다는 방역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이나 농가의 보상문제 등은 추후 같은 질병이 발생할 때 효율적으로 대처하고 예산을 집행하는 참고로 사용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농가들도 막연한 불안감을 떨치고 확산방지에 주력해 농장내 소독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가세현 한농연포천시회장은 “구제역이 종결된 상황도 아니고 추가 확산의 여지도 있는 시점에서 잘잘못만 가리는 것은 좋지 않다”며 “도출된 문제점들은 새로운 매뉴얼 작성을 위한 참고자료로 사용하고 무엇보다 질병의 종식에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도 농가들에게 보내는 서한을 통해 “보상은 충분히 하겠다”면서도 “구제역 확산을 막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무이며 농가도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출입자를 스스로 통제하고 자체소독을 철저히 할 것”을 당부했다.
<한국농어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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