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 최대의 경제단일권인 EU와 FTA(자유무역협정)를 정식으로 서명함에 따라 대한민국의 양돈산업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회 비준 등 유럽 내부의 복잡한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내년 7월부터는 한·EU FTA가 발효될 것으로 보여 돼지고기의 국내 수입 증가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수입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관세가 냉장삼겹살과 냉장 기타부위 10년, 냉동삼겹살 10년, 냉동 기타부위 5년 등 단계적으로 완전히 철폐되기 때문에 위생·품질은 물론 가격경쟁력까지 갖춘 유럽의 돼지고기가 국내 시장을 집중 공략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본지는 유럽 양돈 및 돈육수출의 심장부에 해당하는 덴마크와 호시탐탐 국내 돈육 소비시장을 노리고 있는 독일을 집중 취재했다. 3회에 걸쳐 특집기획을 마련, 선진화된 유럽의 시스템을 거울삼아 국내 도축가공유통 시스템의 경쟁력 업그레이드 방안을 모색해본다.

  # 유럽산 돈육 수입 증가세 지속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가운데 현재 우리나라에 돈육을 집중 수출하고 있는 곳은 10개국 정도로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덴마크, 스웨덴, 스페인, 폴란드, 핀란드, 헝가리 등이다.
  
  FTA가 본격 발효되면 이들 나라들은 우리 돈육시장을 타깃으로 한 보다 집중적인 홍보와 마케팅을 전개할 공산이 크다.
  
  이미 이들 나라들은 다소간 차이는 있지만 꾸준히 한국으로의 수출물량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육류유통수출입협회에 따르면 2004년부터 2009년까지 국가별·부위별 수입량은 2004년 벨기에 1만6769톤, 프랑스 1만2493톤, 덴마크 9793톤, 네덜란드 9438톤, 오스트리아 6854톤, 헝가리 5427톤, 폴란드 3917톤, 스페인 1654톤, 스웨덴 1026톤, 핀란드 924톤, 영국 247톤 등 6만8582톤에서 2008년 프랑스 1만7274톤, 오스트리아 1만6387톤, 벨기에 1만4190톤, 네덜란드 1만1388톤, 헝가리 8966톤, 스페인 7795톤, 폴란드 6695톤, 덴마크 6503톤, 핀란드 3052톤, 스웨덴 293톤 등 9만2543톤으로 증가했다. 수입 부위는 삼겹살과 목심, 갈비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특히 2009년 한해 동안 삼겹살 수입량은 프랑스 1만3936톤, 오스트리아 1만2582톤, 네덜란드 1만1295톤, 벨기에 1만506톤, 스페인 5924톤, 헝가리 4279톤, 핀란드 3750톤, 폴란드 2372톤, 덴마크 1780톤,  스웨덴 233톤 등으로 6만6657톤에 달한다. 이들 유럽국가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각종 부산물도 2009년 3만4413톤에 이른다.
  
  자클린 노악(Jacqueline Nowack) 독일 도축가공공장 퇴니스플레시 출구부 부장은 “한국은 큰 비즈니스 파트너”라며 “품질이 우수한 육류를 수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8주전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한국 제품과 요구사항 등을 꼼꼼히 체크하고 있다”고 밝혔다.
  돈육수출의 후발 주자인 독일도 이처럼 한국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 관세철폐 효과 예상보다 클 수 있어
  
  돼지고기 수출국의 입장에서 돈육에 대한 관세철폐 효과는 칠레의 사례에서 보는 것처럼 직접적일 수밖에 없다. 

  칠레는 2004년 26.2%이던 냉동삼겹살의 관세율이 매년 2.4%씩 하락해 2014년이면 무관세로 국내 시장에 돈육제품을 수출할 수 있다. 

  칠레가 국내에 수출한  돈육물량은 2004년 1만7736톤, 2005년 2만5335톤, 2006년 2만2348톤, 2007년 3만1809톤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다이옥신 파문의 영향을 받은 2008년에도 1만9451톤을 수출했고 2009년 우리나라에 수출한 삼겹살은 2만5160톤, 막창, 등뼈 등 부산물은 1만4029톤에 달한다.
  
  예정대로 2011년 7월부터 EU와의 FTA가 발효되면 관세율 25%인 냉동삼겹살은 2.5%씩, 22.5%인 냉장삼겹살과 목심은 2.25%씩 10년간 단계적으로 떨어지게 돼 유럽산 돈육이 품질과 위생은 물론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돈육시장을 집중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이선우 한국육류유통수출입협회 부장은 “우리나라의 지육가격이 올 들어 지난 7월기준으로 kg당 3달러87센트로 일본 5달러50센트 보다는 낮지만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미국 1달러 84센트, 독일 1달러93센트 등에는 크게 못미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관세까지 철폐되면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앞으로 생산비용 절감과 도축가공비 등 원가절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덴마크=홍정민 기자(smart73@aflnews.co.kr)   농수축산신문(2010년 11월 1일자 기사)